샤워하고 시원하고 정갈한 몸과 마음으로 스타크래프트2 한 게임도 땡겼고, 오랜만에 생라면을 뽀개 먹었고..이렇게 하고도 내일 출근이 늦어도 상관없다는 생각이 머릿 속에 있어서 그런지 잠이 잘 안온다.
그러다가 정말 문득 생각난건데..나는 몰스킨을 뭔가 적어보고자 하는 마음에 샀다. 그 대상은 무궁무진하겠다. 그 중에서도 하나 꼽아 볼 수 있는게..바로 일을 어떻게 하면 조금 더 효율적으로 할 수 있을지를 고민해보고 그것을 대략적으로나마 옮겨 놓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 샀던 것이다.
사실 일을 해오면서 많은 불합리한 점을 눈으로 보고 듣고 또 그 와중에 내가 관련되어 직접 경험해보기까지 했다. 작게는 내가 자주 쓰는 전산에 나오는 데이터의 항목을 변경시키는 것에서부터 크게는 유관부서가 공유해야 하는 정보를 어떻게 바꿔보면 좋을텐데..하는 고민까지 말이다.
다른 회사는 어떤지 모르겠고 또한 회사생활을 시작한지 얼마 되지도 않는 사람이 이런 말을 던진다는 것이 어르신들 입장에서 보면 건방질 수 있겠지만..그냥 내가 가진 생각은 비효율이 난무한다는 정도..? 가장 기초적으로 내가 쓰는 레퍼런스번호와 A, B, C 등의 유관 부서가 쓰는 레퍼런스가 죄다 다르다. 그러다보니 A 부서에서 이걸 확인하려고 하면 그것과 연결된 레퍼런스 번호는 뭔지부터 뒤지고 그러고 나서야 문제의 본질을 찾아낸다는 것?
요즘과 같이 전산이 발달한 시대에 그게 뭐 대수겠냐 싶기도 하겠지만 막상 일을 해보면 그것이 야기하는 집중력 저하나 허튼 시간 소요 등을 연간 MH(맨아워)로 따지면 어마어마하지 않을까 싶다. 더군다나 다뤄야 하는 데이터가 가면 갈수록 늘어나면 이러한 업무 비효율로 인한 효율성 저하는 어떻게 수치적으로 표현하기는 어렵지만 일주일에 하루~이틀은 차지하리라 본다.
예를 들어보자. 거짓말 같이 보일지 모르는데..본인이 일을 하다보면 저쪽 부서에서 8월 이후 공정계획 검토해주세요..라는 내용을 받으면 사실 내가 다 기존에 전달해준 것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것인데 자기들 양식으로 변경해달라는 일을 해달라는 것이다. 이것만 수정해서 보내주는데 대략 2시간 정도 걸린다. 그리고 이런 요청은 유관부서에서 부지기수로 있는게 나의 현실이다.
이게 문제의 전부라기 보다는 이렇게 산재해 있는 비효율들을 우리가 그리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다는 것을 말하고 싶었고, 또 고쳐야 한다고 생각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렇지만..이거 사실 뜯어 고치기가 그리 쉽지만은 않다. 수년동안 해왔던 관행을 바꾸기란 여간 힘든게 아니다. 더군다나 나같이 나이대가 높은 사람들이 태반인 회사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현재에 안주하길 원하지 변화하려 하지 않는다는게 아무래도 대세인 듯.
이런걸 보면 확실히 젊은 조직 혹은 열려 있는 조직 혹은 유연한 조직이 일을 하는데 있어서 어떤 의미를 가지는가를 엿볼 수 있지 않나 싶다. 위의 상황을 여기에 대입해본다면...유연한 조직은 비단 회사 분위기를 좋게 해줄뿐만 아니라 개선과 혁신의 기회를 제공하는 기반이 된다. 이러한 기반이 있다는 것과 없다는 것의 차이는 어마어마한게 아닐까 생각해본다.
물론 나도 적극적으로 나선다면 관련부서에게 주위를 환기시킬 수 있겠지만 거기서 얼마나 더 나아갈 수 있을지는 솔직히 나도 자신이 없다. 그렇다 아예 포기하겠다는 것은 아니고 현실적으로 내가 제시해서 담당자들이 받아들일 수 있는 어떤 선을 발견하면 될 것 같은데 그것을 어디서 어디까지로 선을 그을지 등을 고민해보는 것은 하루아침에 뚝딱 될 것 같지는 않다.
자격증이나 화려한 스펙(?)을 가지고 있지는 않고 내가 대단한 일을 하는 사람도 아니지만 그래도 최소한 나는 내가 하는 일에 대해서는 내 나름의 고민을 해보는 사람이 되고 싶긴 하다. 일을 못 하고 부족하게 하는건 뭐 그렇다쳐도 생각 없이 일하는 사람이 되고 싶지는 않다. (물론 이왕이면 일도 잘 하고 내가 하는 일에 대한 고민과 적극적인 해결 마인드를 가진 사람이 된다면 더욱 좋겠지만)
이야기가 어쩌다 저기서 이렇게까지 커졌는지는 모르겠다. 대충 '아아 그런 말을 하고 있는 것이구나..' 라는 정도만으로 이해해주시길. 야밤에 미친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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